KBS 생로병사의 비밀 721회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혈관 질환
심혈관 질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이상지질혈증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액 속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증가된 상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된 상태를 말합니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은 동맥 내피에 쌓여 혈관을 좁히고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합니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초래하는 원인입니다.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은 반대로 혈관 내 플라크를
청소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1990년대 이후 ‘스타틴’ 제제의 등장으로 LDL 콜레스테롤의 조절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지만 혈관의 자연스러운 노화와 가족력, 점차 서구화되어 가는 식습관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의 이유로 환자 수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혈관에 드리우는 죽음의 그림자
1년 6개월 전, 좌측 경동맥 협착증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정재권 씨(62세)는 10개월 만에 우측 경동맥도 50%나 좁아져 있었습니다. 악화될 경우 뇌졸중이나 뇌경색의 위험까지 갈 수 있는 상황에서 결국 10개월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작년 여름, 갑작스럽게 가슴 통증이 시작되었다는 김말순 씨(81세)는 처음엔 금방 잦아들었던 통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급히 큰 병원을 찾고 나서야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당시 김말순씨의 혈관 내 플라크가 상당 부분 석회화된 상황이라 스텐트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치명적인 혈관질환의 원인은 다름 아닌 소리 없이 혈관에 쌓인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었습니다.
이상지질혈증 고위험군 혈액검사
이상지질혈증은 총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된 상태이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은 남성의 경우 중년부터 위험성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고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가 올라가는 변화가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스타틴 제제)는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합성하는 과정의 일부를 차단해서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심장마비로 발생하는 돌연사의 90%는 심근경색이 원인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이 급성 심근경색의 50%의 위험인자로 나타났으며 이상지질혈증이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것입니다.
혈관건강을 위협하는 습관들
유아용품 공장을 운영하는 양상석씨(53세)는 하루의 일과를 믹스커피로 시작했습니다. 직원들과 한 잔, 공장을 찾아온 손님과 한 잔, 피곤하고 입이 심심할 때 마다 한 잔. 그렇게 마시다보니 하루에 무려 스무 잔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양상석씨가 가슴 통증으로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는 중성지방 수치가 무려 1500mg/dL 까지 치솟아 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항상 정상체중을 유지했던 허위 씨(58세)는 한 번도 자신의 건강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진행했던 혈액검사에 심각한 정도로 높은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원인은 무조건 하루에 한 끼씩 즐겨먹었던 먹었던 밀가루 탄수화물 음식에 있었습니다. 이처럼 중성지방 수치는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스타틴 제제)를 복용하면 중성지방 수치도 같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경우 스타틴을 먼저 사용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성지방 수치가 200mg/dL 넘게 되는 경우에는 중성지방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12월, 강원도 영월군의 60대 이상 남녀 18명과 함께 혈액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상당수의 참여자가 당뇨와 고혈압이 있었고, 일부는 심뇌혈관 질환으로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1차 혈액검사를 진행한 결과 5명의 참여자가 이상지질혈증으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진단됐습니다. 이후 경동맥 초음파 검사, 동맥 경직도 검사 등의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한 결과 참여자 중 일부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유지하는 비결
일본 오키나와현의 장수마을 오기미촌 입구에는 석비가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이 석비에는 '80살은 어린아이고, 90살에 저승사자가 오면 100살까지 기다리라 하고 돌려보내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석비가 세워진 당시 오기미촌이 유명한 장수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과거 오기미촌이 오래도록 장수마을로 손꼽힐 수 있었던 건 바로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수치를 낮게 유지할 수 있었던 걸까? 그 비결은 그들의 식탁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카이마 유키코(91) 씨는 많이 움직이고 하라하치부, 배를 80%만 채우는 것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해조류를 즐겨 먹고 있습니다.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들
폐경 후 이상지질혈증이 생겼다는 김순덕 씨(62세)는 첫 진단 당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당히 높은 상태였지만, 곧바로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며 관리를 시작했고 더불어 생활습관을 180도 바꿨습니다.
이상지질혈증에 좋다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위해 콩으로 만든 음식과 해조류를 더욱 즐겨먹기 시작했고, 근처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운동 프로그램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습니다.
4년 전 심근경색과 뇌경색이 동시에 찾아왔던 황정순 씨(52세)는 신장 혈관까지 나빠진 상황 속에서 오직 건강을 위해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집 근처에서 걷는 운동을 하고 직접 키운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철저히 관리를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눈에 띄게 좋아진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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