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 면역관용 치료 신장-간-알레르기질환, 면역억제제 부작용

 KBS 생로병사의 비밀 741회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 유도 요법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꽃가루, 곰팡이 등 이 물질들은 보통 우리 몸에 들어와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체계가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면 아토피피부염, 비염, 천식 등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 방법 중 하나인 면역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재교육해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에 대해 받아들이는 면역관용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면역관용이 필요한 또 한 가지 경우는 장기이식입니다. 이식수술 후 내 몸에 들어온 타인의 장기를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면역억제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면역억제제 복용을 중단하고도 이식된 장기를 거부반응 없이 내 몸에 공존하도록 하는 면역관용 유도요법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면역억제제 부작용

장기이식 수술 후, 기존의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면역억제제 복용이 꼭 필요합니다. 면역억제제의 효과는 탁월하지만 독성때문에 면역억제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신장 기능의 저하, 암 발생률 증가,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면역억제제 합병증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가', '이식수술 후, 어떻게 해야 환자에 이식된 장기가 오랫동안 기능하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하는 전문가들의 고민에서 시작된 새로운 치료법이 바로 면역관용 유도 요법입니다. 

 

신장이식에서 면역관용 유도요법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바로 신장이식과 동시에 골수이식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면역관용 유도 신장이식을 위해서 수술 일주일 전 골수를 억제시키는 약물과 유도면역 억제제를 투입합니다. 그리고 면역체계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거부 반응의 주요 역할을 하는 T세포를 교육하는 흉선에 방사선을 조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수혜자의 골수가 줄어들고 몸속 B세포와 T세포 수가 줄어들면서 새로 들어갈 골수가 자리잡을 공간을 마련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신장 이식 수술 당일 공여자의 엉덩이뼈에서 약 1리터 정도의 골수를 뽑아 이식합니다.

 

전처치를 통해 수혜자의 골수가 억제된 상태에서 공여자의 골수가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데 키메리즘(Chimerism)이라고 합니다. 한 개체에 두 사람의 면역세포가 함께 공존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과정은 이식된 신장에 대해 면역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체계를 재설정(reset)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짧으면 몇 주에서 길면 몇 개월 동안 환자의 몸에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함께 공존하는 ‘키메리즘’ 상태가 됩니다.

 

면역관용 유도요법 이식수술 후, 1년 동안 조직검사 상에서 거부반응 없음이 확인되면 환자는 면역억제제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됩니다.

 

간에서의 면역관용

간의 경우, 다른 장기와 다르게 면역관용을 유도하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무해한 단백질, 항원 등은 기본적으로 수용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것을 무조건 적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간 이식수술 후, 안정기에 접어드는 5~7년 면역억제제를 조금씩 감량하며 면역세포인 Th17 세포와 조절 T세포의 비율을 모니터링합니다. 두 면역세포가 균형을 맞추면 면역관용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면역관용에 도달하는 환자는 10% 이하, 모든 간 이식 환자에서 면역관용이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면역관용이 일어났다고 해도 면역의 균형이 깨지면 다시 거부반응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에서 면역관용

면역관용이 필요한 또 다른 경우는 바로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알레르기 유발 항원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은 원인 물질 회피가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때, 면역관용을 유도하는 면역치료를 권하게 됩니다. 면역치료란 알레르기 유발 원인이 되는 항원을 조금씩, 3년에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몸속에 주입해주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물질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꽃가루가 날릴 때는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1년 내내 증세가 있는 특히, 집먼지진드기에 반응이 있는 경우 면역치료를 권장합니다. 설하 면역 요법은 집먼지진드기 항원을 정제해 만든 알약을 혀 밑에 넣고 약 2분동안 녹여 전신에 흡수시키는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Th2 세포를 억제합니다. 

 

면역치료는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 뿐만 아니라 예방적인 치료도 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어렸을 때 아토피피부염, 식품 알레르기로 나타나 커가면서 비염과 천식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합니다.

 

면역치료는 이 알레르기 행진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 비염 단계에서 면역치료를 받을 경우, 그 다음 단계인 천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면역치료를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효과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