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로병사의 비밀 860회
류마티스 질환과 싸우는 청춘 특집 1편 - 루푸스
"보라, 청춘을! 그들의 몸이 얼마나 튼튼하며, 그들의 피부가 얼마나 생생하며, 그들의 눈에 무엇이 타오르고 있는가?
우리의 눈이 그것을 보는 때에 우리의 귀는 생의 찬미를 듣는다."
- 민태원 《청춘 예찬》 中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꿈이나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젊은 나이, 또는 그러한 시절을 이르는 말이다. 어느 때보다 아름다운 시절이지만 그런 날들을 시기하듯 유독 청춘의 시기에 찾아와 청춘들의 건강과 미래를 위협하는 병이 있습니다. 내 몸을 지키는 면역이 되레 내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류마티스 질환이 청춘의 시기에 발병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루푸스란?
최진실 배우의 딸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최준희 양은 16살에 루푸스를 진단받은 루푸스 환우입니다. 16살 진단 당시 치료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으로 체중이 증가하며 극심한 관절통과 부종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었지만 현재는 꾸준한 자기 관리로 44kg를 감량하고 다시 건강을 되찾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루푸스가 찾아와 다시 병원을 찾고 있다고 하는데, 그녀를 이토록 괴롭히는 루푸스는 도대체 어떤 병일까요?
병명조차 생소한 루푸스는 주로 가임기 젊은 여성들에게 발병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자가면역 류마티스 질환 중에서도 다양한 증상이 전신에 나타나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 불립니다.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라 빠른 진단도 빠른 치료도 쉽지 않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되어야 진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명확한 원인도 치료법도 없어 '완치'가 없는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루푸스의 면역 이상은 어떻게 일어나는 것일까요? 외부의 병원체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세포는 외부의 병원체를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우리 몸을 보호합니다. 그런데 루푸스 같은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면역세포가 잘못된 항체를 만들어내고 이들이 내 몸의 정상적인 세포를 외부의 병원균으로 오인해 공격합니다. 피부 발진, 관절통 등을 일으키는 루푸스는 전신의 주요 장기들을 공격합니다. 특히 항원과 항체가 결합한 면역복합체가 침착해 염증을 일으키는 콩팥은 많은 루푸스 환자들이 공격받는 기관입니다.
장기를 손상시키는 치명적인 질환 루푸스
이런 루푸스 치료의 첫 목표는 장기 손상을 빨리 파악을 하고 예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장기가 손상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몇 년 전 루푸스로 인한 신장 손상으로 가족에게 신장을 받게 된 남희우 씨가 그런 경우입니다. 고등학교 때 발병한 루푸스와 싸우면서도 서울대에 합격했었던 그녀는 졸업 후 꿈을 찾아 전력 질주했지만, 그녀를 또다시 공격한 루푸스로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루푸스는 늑대를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많은 환자들의 양쪽 볼에 나비 모양으로 생기는 붉은 반점이 마치 늑대에 물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루푸스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루푸스에 취약한 체질 등 유전적 요인과 자외선 노출, 바이러스 감염, 약물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의 90%가 여성으로, 여성 호르몬 역시 면역 이상에 관여하는 요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등 여러가지 이유로 몸의 균형이 깨지면 이상 면역이 활성화돼 내 몸 이곳 저곳을 공격하게 됩니다. 특히 신장 침범에 의한 루푸스신염은 루푸스 환자 절반 이상에게 나타나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만성 신부전에 이르게 됩니다. 또한 뇌, 신장, 폐와 같은 주요 장기를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합니다.
루푸스의 초기 증상은 발열, 식욕감퇴, 전신 피로 등으로 나타나 다른 질환과 구분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루푸스 진단을 위해서는 특수 혈액 검사를 통한 자가항체 검사가 필수입니다. 루푸스 환자에게서는 대부분 세포핵 내 물질에 대응하는 항핵항체가 확인됩니다. DNA 물질에 대응하는 항 이중나선 DNA항체, RNA 물질에 대응하는 항 스미스 항체, 항 히스톤 항체, 세포막 성분에 반응하는 항 인지질 항체 등 다양한 자가항체가 양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자가 항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 혈중 고체의 수치가 떨어지는데 항 이중나선 DNA항체 수치가 높고 고체 수치가 떨어지면 루푸스 활성기로 판단합니다.
루푸스 치료 가능한가?
이렇듯 치명적인 공격성을 가진 루푸스는 ‘완치’ 가능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고 절망하고 있어야 할까요? 루푸스에는 '완치'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관해기'로 불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가장 최소한의 약재를 사용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언제든 갑자기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활성기'가 찾아올 수 있기에 늘 주의가 필요하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찾고, 잘 유지한다면 오히려 루푸스 진단 이전보다도 건강한 일상을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전채민 씨는 출산 후 마지막 활성기를 겪고 현재 약을 거의 먹지 않는 상태에서 관해기를 유지 중입니다. 활성기 당시 뇌까지 루푸스가 침범하여 심각한 증상을 겪었던 그녀는 아이를 가지면서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꿔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이후로 그녀만의 루틴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해왔는데, 그녀는 이 루틴이 자신이 관해기를 유지하는 비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과연 그녀의 관해기 유지 비법은 무엇일까요? 햇빛 차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모든 일과를 시간대 별로 기록하는 습관 노트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은 붓기를 막기 위해 반식욕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호박차를 마시는 것입니다. 탄수화물 대신에 과일과 견과류가 뜸뿍 들어간 요거트 식사로 루푸스를 잘 다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서
이런 관해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첫 발병 당시 초기 치료가 너무나 중요합니다. 명확한 치료법이 없는 현재로서는 면역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통한 치료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도 좋은 방법이지만 부작용도 크고,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루푸스 치료에 있어 표적치료제의 개발로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제제로 큰 효과를 본 선지혜 씨를 통해 새롭게 발견된 약은 어떤 것이며 어떤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을지 알아봅니다.
우리 몸에 면역을 담당하는 B세포는 B림프구 활성화 인자가 B세포 표면에 수용체와 결합하는 자극을 주어야 비로서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루푸스 치료에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는 B림프구 활성화 인자가 B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아 B세포의 기능을 억제합니다. 이렇게 자가항체의 생성을 방해 과도해진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최근 루푸스 환자에게 많이 사용하는 약제가 바로 벤리스타라는 신약으로 B세포 활성 억제제로 알려져 있으며 스테로이드 감량 효과 있고 다양한 중등도 이상의 루푸스 활성도를 줄이는 임상 연구에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둔 루푸스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개인에 따라 효과 여부는 다릅니다.
오늘도 루푸스와 함께 살아간다
시원한 호수 바람을 가르며 오늘도 달리는 유효진 씨. 첫 진단을 받을 때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꾸준한 관리로 10년 넘게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루푸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감기도 한번 안 걸릴 정도로 진단 이전보다 더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그녀는 루푸스 치료 첫걸음이 빠르게 슬픔과 고통에서 빠져나와 건강해지기 위한 '의지'를 갖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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