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이란?
우리 눈의 대부분은 유리체라는 무색투명한 젤 형태의 조직으로 차 있습니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을 단단하게 지지하여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광학적으로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힐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유리체가 투명하게 유지되어야 또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에 따른 변화나 여러 가지 눈질환에 의해 유리체 안이 혼탁해지면,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서 마치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이것을 '비문증'이라고 하며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날파리증'이라고도 합니다. 엄밀히 말해 비문증(날파리증)은 눈이 느끼는 증상의 일종이지 이 자체가 질병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문증 원인
1. 유리체의 생리적 변화
나이가 듦에 따라 젤 형태의 유리체 일부분이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유리체 액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하여 남은 젤 부분은 점차 수축하게 되고 섬유질의 밀도는 부분적으로 높아집니다. 이것이 혼탁을 일으켜 망막에 그림자가 지게 되고, 이 그림자가 실 모양, 벌레 모양 등으로 보이게 됩니다.
또한 유리체 액화 및 유리체 젤의 수축으로 인하여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후유리체박리"라고 합니다. 떨어져 나온 유리체의 일부가 고리 모양의 혼탁으로 관찰되기도 하며, 이 또한 비문증을 발생시키는 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유리체의 변화는 정상적인 생리적 노화과정으로, 질환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50세 이후에 흔히 발생하고, 나이가 듦에 따라 더욱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심한 근시, 백내장 수술과 같은 눈 속 수술 후, 눈 속에 출혈이나 염증과 같은 질환을 앓은 후에는 유리체의 변화가 더욱 일찍 발생할 수 있어 더 이른 나이에 생리적 비문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2. 병적인 비문증
비문증은 여러 눈질환에서 증상의 하나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정밀한 눈 검사가 필요합니다.
- 망막의 찢어짐(망막열공) 및 망막박리
- 안구의 염증성 질환
- 유리체출혈
- 안구의 외상
비문증 증상
1. 일반적인 증상
눈 속에 부유물질이 보이는 것으로서, 부유물질의 개수가 여러 개일 수 있으며, 형태도 다양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날파리증이라는 이름에서 보듯, 작은 벌레 모양, 또는 실오라기나 아지랑이, 점 모양의 물체가 시야에 보이고, 때로는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습니다.
눈 속에 있는 혼탁 물질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보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다니는데,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보았을 때는 더욱 뚜렷하게 보입니다. 시선의 중심에 있는 경우도 있고 조금 옆에 위치할 수도 있습니다. 혼탁 물질이 망막 가까이에 위치해 있을 때 그림자가 짙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한 경향이 있습니다. 비문증은 한번 생기면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혼탁의 위치와 모양이 바뀌면서 호전될 수도 있습니다.
비문증 VS 광시증
비문증과 흔하게 동반되는 증상으로 광시증이 있는데 눈을 세게 부딪쳤을 때 눈 앞에 불이 번쩍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유리체 액화 및 유리체 젤의 수축은 유리체와 망막의 결합부위에서 망막을 당기는 현상을 유발하는데, 이때 눈 속에서 불이 번쩍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기도 하고, 나이가 들수록 자주 나타납니다. 이 증상만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망막열공 및 망막박리를 일으킬 수 있는 유리체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므로 정기적인 눈검사가 권유됩니다.
2. 안과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만일 떠다니는 물체의 숫자나 크기가 여러 달 동안 변화가 없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음의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떠다니는 물체의 숫자가 갑자기 너무 많아지거나 커지는 경우
- 광시증이 동반되어 없어지지 않는 경우
- 시야 구석이 커튼이 쳐지는 것처럼 가리워 보이는 경우
-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
- 눈의 통증, 충혈, 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진단 및 검사
1. 문진
문진을 통하여 당뇨, 고혈압 등 과거 병력과 최근 외상 여부, 증상의 발생 시기 및 떠다니는 물체의 모양과 크기, 시력저하, 광시증 등 동반 증상의 유무 등을 확인합니다.
2. 세극등현미경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는 안과의 기본적인 검사의 하나로, 안구를 생체현미경을 통해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8배에서 40배 정도까지 확대하여 안구를 관찰하며, 안저관찰렌즈를 사용하면 유리체와 망막까지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눈의 염증 및 망막의 이상 여부 등을 판단합니다.
3. 안저검사
망막과 유리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공을 확대(산동)시키고 시행하는 안저검사가 필수적입니다. 검사 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산동제 점안약 넣은 후 동공이 확대되면, 눈 속에 빛을 비추어 검사합니다. 세극등현미경이나 검안경을 이용하여 관찰할 수도 있고, 사진을 촬영하여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망막열공은 보통 주변부 망막에 발생하는데, 눈의 내면은 둥근 곡면이므로 주변부 망막의 검사는 쉽지 않습니다. 구석구석 정밀한 관찰을 위해 필요한 경우 안구를 압박하는 기구를 사용하여 검사하며 불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검사한 당일에는 동공이 확대되어 있어 눈이 부시고 흐리게 보일 수 있어 운전이나 독서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비문증에 대한 검사를 위해 안과를 내원할 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보호자를 동반할 것을 권유합니다.
비문증 치료
1. 생리적 비문증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비문증은 대부분 호전되며, 또한 적응됩니다. 비문증이 있는 사람은 그 물체에 대해 자꾸 신경을 집중시키는 습관이 생기는데, 이는 증상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손해입니다.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눈검진을 통해 단순한 생리적 비문증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이를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2. 레이저 시술 및 수술적 요법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 크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이면 야그레이저치료나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야그레이저치료는 레이저에 의해서 발생되는 기계적인 충격파를 이용하여 커다란 부유물을 작게 부수거나 흐트러뜨림으로써 증상을 경감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충격파가 망막에 전달되어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부유물이 깨지면서 숫자가 더 늘어나게 되면 결과적으로 불편감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여 시행해야 됩니다.
부유물이 크거나 밀도가 높고, 보는 방향을 가로막아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수술로 부유물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안구에 구멍을 뚫어 유리체를 모두 제거하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인데 이 또한 망막열공, 망막출혈, 망막박리, 눈의 세균감염, 백내장, 녹내장 등 시력 상실을 일으킬 수 있는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생리적인 비문증의 경우 이 증상 자체를 질환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합병증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치료를 권하지 않습니다.
자주하는 질문
1. 눈 앞에 날아다니는 듯한 게 많은 편입니다. 제가 예민한 편이라 신경이 쓰입니다. 합병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아니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하던데 굉장히 심하게 신경이 쓰여서 걱정입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시력에 지장을 주지 않으며, 보통은 눈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드물게는 망막열공, 망막박리, 유리체출혈이나 포도막염 등의 치료가 필요한 안질환의 경우에도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밀 눈검진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2. 비문증이라고 진단을 받았습니다. 머리카락 같은 것이 크게 시야를 가려서 물체를 보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러한 이물질의 제거 수술이 가능한지요? 수술 후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수술로 어느 정도까지 제거가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술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비문증 환자에서 수술을 고려하지는 않습니다.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부유물이 크거나 밀도가 높고, 보는 방향을 가로막아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안구에 구멍을 뚫어 유리체를 모두 제거하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여야 하는데 망막열공, 망막출혈, 망막박리, 눈의 세균감염, 백내장, 녹내장 등 시력 상실을 일으킬 수 있는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유리체절제술 후 약 90% 정도의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하나, 호전이 없거나 수술 후 비문증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3. 라식 후 비문증이 생겼다는 친구가 있는데 연관이 있나요? 그리고 비문증이 있는 경우 굴절교정수술을 받을 수 없나요?
일반적으로 라식 수술이 비문증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라식 수술을 할 때 강한 압력으로 눈을 고정하기 때문에 후유리체박리가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비문증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한 라식 수술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파장의 파동이 유리체에 전달되어 비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문증 자체는 근시교정수술을 하는 데 지장이 없으나 치료가 필요한 병적인 비문증이 아닌지를 수술 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수술 전에 치료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14세 학생인데요. 친구랑 장난을 좀 치다가 제 친구가 모르고 제 눈을 때렸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눈앞에 실지렁이 같은 게 제 시선을 따라다닙니다. 야외에서는 괜찮은데, 공부할 때 힘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상에 의한 비문증을 의심할 수 있는데, 전방(각막과 홍채 사이의 공간)출혈, 유리체출혈,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밀 눈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5. 비문증과 함께 눈의 불편감이 많아 눈을 비비게 되고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눈을 편안하게 해 줄 약물이나 안약은 없나요?
비문증 자체를 안약이나 약물로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동반된 안구 건조증이나 속눈썹증, 눈의 피로는 약물과 안약을 통해 개선될 수는 있습니다. 안과 진료를 받고, 눈의 불편감이 다른 원인에 있다면 그에 알맞은 치료와 처방을 받아 사용해 보실 것이 권유됩니다.
6. 20대 대학생입니다. 비문증은 보통 나이 든 사람에게 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친 적도 없는데 이유 없이 갑자기 며칠전부터 눈 앞에 벌레 같은 것이 생겨 없어지지 않습니다. 눈에 근시가 -7디옵터 정도로 심하기는 합니다. 눈에 심각한 병이 온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50대 이상에서 흔하게 나타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젊은 사람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에서는 생리적 유리체의 변화가 조기에 일어나므로 20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비문증이 고도근시에서 흔히 동반될 수 있는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등의 증상은 아닌지 눈검진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도근시는 주변부망막변성이 있는 경우가 흔하며 망막박리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의 하나로써 고도근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비문증이 생겼다면 망막주변부를 포함한 자세한 안과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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