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열
일차적이며 기본적인 진료 및 검사에서 열이 나는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상태를 불명열이라고 합니다.
1. 발열
열은 체온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서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흔한 증상입니다. 발열 현상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열감과는 다르며 직접 체온을 측정한 후에 진단합니다.
한 번 체온을 측정했을 때 아래 중 하나에 해당하면 열이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항문(직장) 또는 고막 체온이 38.0℃ 이상
(2) 구강(입안) 체온이 37.5℃ 이상
(3) 겨드랑이 체온이 37.2℃ 이상
하지만, 아래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발열이 있는지 최종 판단해야 합니다.
(1) 체온은 측정 부위 및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장 체온은 고막, 구강, 겨드랑이 체온보다 높습니다.
(2) 체온은 하루 중에도 조금씩 변하는데, 오전 4-6시에 가장 낮고 오후 4-6시 사이에 제일 높습니다.
(3) 체온은 정상적인 생리적 변화로 다양한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성은 월경 주기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데, 배란 후부터 월경 전까지 체온이 약간 올라갑니다. 어린이들은 놀거나 울 때 체온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고령자는 체온이 상승할 때 체온을 낮추는 능력이 저하되어 높지 않은 열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식사 후에는 체온이 오르고, 불안감 같은 심리적 요인도 체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체온을 평가할 때는 측정 시간, 측정 부위, 성별, 나이, 체온을 재는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2. 불명열
불명열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해왔습니다. 가장 최근의 정의는 "발열이 3주 이상 지속되면서 3일간 입원 또는 3회의 외래 방문으로 검사하였음에도 진단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종류
불명열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됩니다.
1. 고전적 불명열 : 불명열의 정의에만 해당하는 경우입니다.
2. 병원성 불명열 : 다른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에서 불명열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3. 호중구 감소증에 동반된 불명열: 여러 원인에 의하여 백혈구 중 호중구가 감소(절대호중구수가 500개/mm3 미만이거나, 1000개/mm3 미만이면서 2~3일 이내에 500개/mm3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한 상태에서 불명열이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4.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관련 불명열: HIV 감염인에서 발생하는 불명열을 일컫습니다.
원인
발열은 감염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비감염성 질환에서도 발생합니다. 불명열의 원인은 위에서 언급한 불명열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1. 고전적 불명열의 대표적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크게 감염, 악성종양, 비감염성 염증질환(자가면역질환 또는 결체조직질환 또는 전신염증성 질환)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국내 연구에서 알려진 고전적 불명열의 빈도는 감염질환, 결체조직질환, 악성질환의 순서이며, 1990년대 이후에는 감염질환이 줄어들고 악성질환의 빈도가 늘어나는 양상이 관찰됩니다.
불명열의 원인으로 흔한 감염질환에는 폐외결핵, 파종성 결핵, 복강 및 골반 내 농양, 심장 판막에 감염이 발생한 심내막염 등이 있습니다. 고전적 불명열과 관련된 결체조직질환은 성인형 스틸씨병, 류마티스성 다발성 근육통, 거대세포동맥염 등이 있으며 악성종양에는 림프종, 백혈병, 골수증식성 혈액암 등이 있습니다.
고전적 불명열의 원인 질환은 지역별, 시대별로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연령(즉 소아와 노인)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소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흔하고, 연소성 류마티스성 관절염도 흔한 원인 질환입니다. 노인의 불명열은 원인을 찾아 낼 확률이 더 높고, 흔하게 진단되는 질환이 비전형적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병원성 불명열
감염질환이 가장 흔하며 약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염질환으로는 병원 내 획득 감염인 수술 관련 감염, 도뇨관과 연관된 요로 감염, 중심정맥관 관련 혈류 감염 등이 흔합니다.
3. 호중구 감소증에 동반된 불명열
호중구 감소증은 가장 대표적인 면역저하상태이기 때문에 면역이 정상인 환자들에게 잘 발생하지 않는 세균, 진균(곰팡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질환이 흔합니다.
진단 방법(영상검사, 세균/바이러스 검사, 혈액 검사 등)이 발전함에 따라 불명열 원인 질환의 빈도 및 종류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최근에는 감염 또는 악성종양은 감소하고 비감염성 염증질환(결체조직질환)과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경과 및 예후
불명열은 원인 질환에 따라 경과 및 예후가 달라집니다. 6개월 이상의 검사와 지속적인 관찰에도 불구하고 원인 질환을 진단하지 못할 경우의 예후는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특별한 만성 질환이 진단되지 않고 발열이 호전되며 향후 건강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태생리
발열은 미생물이나 생물에서 파생된 독소로 인해 발생하는 외부 요인과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서 나오는 내부 요인인 싸이토카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발생합니다. 체온조절 중추인 시상하부의 열 조절점에 문제가 생겨 정상보다 높은 체온을 정상으로 잘못 인식하고, 몸의 근육과 피부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이 올라갑니다. 각종 감염질환이 있을 때에는 오한과 열이 동시에 나기도 합니다.
진단 및 검사
발열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다양한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세한 병력, 반복적인 신체검사, 필요에 따른 검사실 검사, 영상의학 검사, 내시경 검사, 조직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불명열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감염성인지 비감염성인지 또는 염증성인지 비염증성인지 감별하는 것과, 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감염 부위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1. 병력
자세하면서 반복적인 병력청취가 매우 중요합니다. 열이 나는 양상(시간 간격, 정상 체온으로 떨어졌다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지 또는 정상 체온으로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인 고열이 발생하는지 등)이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열제, 항생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에는 전형적인 열의 형태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인, 화상 환자, 척수 손상 환자, 신부전, 간부전 환자에서는 감염에 대한 발열 반응이 약하거나 없을 수 있습니다.
열이 나는 환자에 대한 정보도 중요합니다. 환자의 연령에 따라 쉽게 발생하는 감염증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인 환자에서는 세포 면역의 저하로 재활성화된 결핵이나 종양에 의한 열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환자의 여행 경험과 군복무 지역도 중요한 정보일 수 있습니다. 말라리아, 뎅기열, 황열, 장티푸스 등은 특정 지역의 거주 또는 여행과 관련이 있습니다.
환자의 과거 병력 또한 중요한 단서를 줄 수 있습니다. 인공 혈관, 인공 관절, 인공 판막, 심박동기, 담도 배액관 등의 인공 기구를 체내에 가지고 있는 경우 감염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 환자에서 특정 부위에 감염증이 잘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발 감염은 당뇨병 환자에서 흔한 감염입니다. 비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피막성 세균(페렴알균, 헤모필루스균, 수막알균)에 의한 감염이 흔합니다.
약물이 열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약물 복용력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발열의 원인을 감별할 때 계절적, 지역적 유행 질환에 대한 정보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매년 가을철에 유행하는 3대 감염성 발열 질환으로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있습니다.
2. 신체검사
자세한 병력 청취와 함께 신체검사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병력청취와 신체검사는 매일 또는 필요하다면 더 자주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고 다른 시간에 나타나는 새로운 양상을 관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신체검사에서 항상 열이 나는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신체검사를 시행한다면 절반 이상에서 이상 소견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신체검사에서 발견된 이상 소견은 이후 소변, 혈액 검사 또는 영상의학적 검사 등의 선택에 중요한 길잡이가 됩니다.
3. 검사
열이 나는 원인을 찾는 검사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미생물검사, 영상의학적 검사(초음파, CT, MRI, PET 촬영, 기타 핵의학 검사 등), 내시경검사, 조직검사, 심장초음파, 뇌척수액 검사, 골수조직검사 등이 있습니다. 병력과 신체검사에서 확실한 진단이 예상되는 질환에 초점을 맞추어 검사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열의 원인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에는 열에 대한 일반적인 선별검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같은 검사를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형 간염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처음 혈액 항체 검사에서는 진단이 안 되었지만, 1주 정도 경과 후 재검사 시 A형 간염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관련 질환
고체온증
'열'과 '고체온증'은 다른 개념입니다. 고체온증은 시상하부의 열 조절점이 정상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열사병, 갑상선 중독증, 악성 고체온증, 중추신경계 손상 등)로 체온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중심체온이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발열과 고체온증은 체온 상승이 발생하는 과정과 치료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명확하게 구별해야 합니다.
고체온증의 효과적인 치료법은 원인을 제거하고 얼음물 등으로 신속하게 중심체온을 낮추는 것입니다. 열사병 환자의 경우 얼음물, 냉각팬, 냉각 담요 등을 사용해 심부 체온을 빨리 낮춰주어야 합니다.
치료
열은 우리 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열을 조절하면 근육통, 두통, 오한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탈수, 경련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은 미생물의 성장을 저해하고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유익한 측면도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열을 떨어뜨리면 오히려 몸의 방어 반응이 방해받습니다. 따라서 모든 경우에 치료할 필요는 없고, 치료의 득과 실을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열을 내리는 방법에는 약물 사용과 물리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해열제를 먹으면 시상하부의 열 조절점이 정상으로 낮아져 열이 떨어집니다. 물리적으로는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열을 내릴 수 있습니다. 미온수 목욕은 소아에서 흔히 사용되는데 소아는 상대적으로 체표면적이 넓어 초기에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열이 나는 모든 환자는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고, 가볍고 얇은 옷을 입고,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불명열의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집니다. 항생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 등 여러 종류의 약물 치료, 필요할 경우 수술 치료, 종양질환일 경우 항암치료 또는 방사선 치료 등 원인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합니다.
고전적 불명열 환자에서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일 경우 원인 질환을 진단하기 전에 약물을 투여하는 경험적 치료는 가급적 시행하지 않고 관찰과 검사를 지속하여 진단을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경험적 항염증제의 투여는 발열 현상만 없애 원인 질환(특히 감염 질환)이 진행되어도 모를 수 있습니다. 감염질환을 제외할 수 있고 약을 사용하여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지 않는 경우에만 항염증제(스테로이드 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불명열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주하는 질문
열이 나고 추운데 옷을 껴입고 있으면 안 되나요?
열은 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고, 그 원인을 해결하면 떨어집니다. 체온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추위를 느끼는데 이때 옷을 껴입으면 체온이 더 올라가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됩니다. 열이 날 때는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고, 가볍고 얇은 옷을 입고,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열이 나면 머리가 아픈가요?
올라간 체온 자체가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열을 떨어뜨리면 두통이 함께 호전됩니다. 감염 자체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염증 반응에서 발생하는 물질이 혈액을 따라 몸을 순환하면서 두통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해열제 중에는 진통-소염 작용을 함께 갖고 있는 약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약을 쓰면 열도 떨어지고 염증 반응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중추신경계(즉 뇌)에 질환이 발생하여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감별해야 합니다.
열감이 있는데 체온은 정상이라고 합니다. 왜 그렇죠?
열은 정상적인 체온보다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체온이 정상이라면 열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열이 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폐경 후 여성에서 나타나는 열감이 대표적이며, 일시적인 혈관 확장으로 인해 혈류가 늘어나면서 열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관절, 피부 등의 염증에 의해 국소적인 열감만 있고 체온이 정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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