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
어떤 원인에 의해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갑자기 줄어들거나 산소의 양이 부족해지면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되는데, 잠시 지나서 바로 회복하는 경우를 실신이라고 합니다. 실신과 혼동하기 쉬운 개념 중 하나가 어지럼증인데, 어지럼증은 의식 소실이 일어나지 않고 단지 어지럽기만 한 것을 의미합니다. 또 실신할 것 같은 심각한 증상을 느끼지만 의식은 잃지 않는 경우를 '실신전'이라고 합니다. 만약 뇌파 이상으로 의식이 소실되거나 특정 근육이 제멋대로 수축되거나 과도하게 힘을 주면서 쓰러지면 간질 발작입니다.
실신을 정의하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지지만 특별한 조치 없이 짧은 시간 내 다시 의식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성인의 3%가 평생 동안 한 번 실신을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고 합니다. 이 중 60%는 딱 한 번만 실신을 경험하지만, 일부에서 실신을 반복적으로 경험합니다. 특히 여성, 노인,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더 흔하게 경험할 수 있고 실신할 경우 낙상으로 인한 골절의 위험이 커집니다.
원인
실신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의 원인은 특별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때로는 심각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실신한 경우 꼭 의사의 진찰이 필요합니다. 실신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미주신경성 실신처럼 생명에 지장이 없는 원인도 있고,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장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약 40%는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다행히 이런 원인 미상의 실신도 대부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실신의 원인은 미주신경성 실신입니다. 미주신경은 12개의 뇌신경 중 10번째 신경의 이름으로,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서 부교감신경계를 조절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세 변화나 감정 변화와 같은 자극이 있을 때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라고 하는 위기대처 시스템이 작동을 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상대적으로 부교감신경계인 미주신경이 활성화되면 실신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를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의 형태는 여러 가지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 시절 조회 시간에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오래 듣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친구들을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오래 서 있는 것 자체가 실신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피로하거나 직사광선을 쪼여서 탈수가 생기면 더 잘 일어납니다. 이러한 경우 시원한 곳에서 잠시 쉬게 해주면 금방 회복이 됩니다. 오래 서 있으면,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면서 심장에서 다시 나가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고, 동시에 뇌로 가는 혈액의 양도 줄어들면서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보통 사람들은 갑자기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꾸어도 반사적으로 심장에서 나가는 피의 양이 많아져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않지만,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하체의 근육이 적거나 다이어트를 과도하게 했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경우 심장에서 뇌로 가는 피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해 실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미주신경 실신 중에는 혈관억제 실신이 있습니다. 주로 젊은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갑작스럽게 놀라는 경우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극복하지 못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붉은 피를 보거나 사고와 같은 강한 감정적 자극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되어 심장으로 들어가는 피가 줄어드는데, 이를 극복하지 못해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실신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목동맥팽대 실신이라는 어려운 용어의 실신도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어 발생합니다. 와이셔츠나 신부님들이 입는 옷처럼 목이 꽉 쪼이는 옷을 입은 채로 고개를 돌릴 때 주로 생깁니다. 목 부위의 부교감신경총을 자극해 갑자기 맥박수가 감소하고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주로 남자들에게 일어나는 배뇨실신도 있습니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차면 반사적으로 혈관 수축이 일어나는데, 이때 소변을 보면서 갑자기 방광을 비우면 혈관 확장이 일어나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신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거나 배고플 때, 과로할 때 생길 수 있습니다.
기침 실신이나 발살바 실신도 미주신경성 실신의 일종입니다. 기침 실신은 호흡기 질환 등에 의해 지속적으로 기침을 하다가 실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발살바 실신은 대변 시 힘주기, 무거운 물건 들기, 역도와 같이 계속 힘을 주는 경기, 트럼펫 연주와 같이 계속 숨을 참고 힘을 주는 행위를 할 경우 부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맥박, 혈압이 떨어지면서 실신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흔한 실신의 원인 중에는 기립성 저혈압(체위 저혈압)이 있습니다. 누워있거나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현상을 말합니다. 갑자기 체위를 바꾸면 하지(다리)와 내장으로부터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어 심장에서 다시 나가는 혈액의 양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 때 우리 몸의 교감 신경계가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이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주로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하고 자율신경에 영향을 주는 질환인 당뇨병, 알코올의존증과 같은 병을 갖고 있는 경우, 탈수가 있는 경우 흔하게 일어납니다.
실신의 원인 중에 심각한 것은 심장의 혈액이 잘 뿜어져 전신으로 피가 흘러야 하는데 이 펌프작용에 장애가 생겨서 실신이 일어나는 경우입니다. 심한 대동맥판 협착증이 있거나 부정맥이 있거나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으면 운동을 하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경우처럼 산소가 많이 필요한 상황에서 심장이 충분한 펌프작용으로 피를 내보내지를 못해서 실신이 일어납니다. 이런 원인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원인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실신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엄밀한 의미의 실신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히스테리 실신입니다. 이 경우는 갑자기 쓰러지고 의식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맥박수, 혈압, 피부색에 변화가 없고 간질증상도 없지만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 실신으로 2차적인 이득(실신했을 때 변화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상담하고 평가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보통 실신을 경험한 환자, 보호자 또는 목격자와 자세한 면담만으로도 50% 정도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실신에 대한 병력 조사, 체위 변화에 따른 혈압 측정, 신체검사, 심전도 검사를 통해 기질적 심질환, 심근 허혈, 부정맥 유무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만약 심장의 문제가 의심되면 반드시 심장전문의에게 의뢰해 정밀검사로 원인을 밝히고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실신의 원인이 심장 문제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신이 자주 일어나거나 위험한 일에 종사하거나 운동선수처럼 심장의 부담이 큰 경우에는 기립경사 검사를 실시해 미주신경성 실신인지를 확인합니다. 출혈에 의한 실신이 아닌 경우 일반적인 혈액검사는 큰 도움이 안 되고 실신의 원인으로 뇌질환이 의심되지 않으면 뇌파검사 나 뇌 CT, 뇌 MRI 와 같은 검사도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결국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실신 전후 상황에 대한 설명과 현장을 객관적으로 목격한 사람의 설명이 중요합니다. 또한 의사는 이를 잘 듣고 원인을 추정해야 합니다. 평소 단골로 이용하는 병원의 의사나 1차 진료 의사와 상의를 하고, 필요한 경우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
실신 환자는 의료인인 아니더라도 누구나 발견할 수 있으므로 응급조치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라도 쓰러지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안전한 곳으로 옮겨서 옆으로 눕혀서 침이나 음식물이 입에 고여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여보세요!"라고 큰소리로 부르고 어깨를 흔들어 의식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보통 실신 환자는 이 정도의 조치를 하면 의식이 깨어납니다. 만약 의식이 깨어나지 않으면 더 긴박하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119를 불러야 합니다. 아울러 호흡과 맥박을 체크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응급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하기 전에 의식이 깨므로 잠시 그대로 눕혀 놓거나 앉아 있더라도 머리를 숙이게 하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어나면서 더 빨리 의식이 돌아옵니다.
실신을 잘 치료하려면 우선 실신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실신의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실신이 일어난 상황을 잘 들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행히 실신을 일으킨 사람도 의식을 잃은 수초 기간을 제외하면 전후 상황을 잘 기억합니다. 아울러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이 의사에게 정보를 주면 좋습니다.
면밀한 상담을 토대로 신체 진찰이나 혈압 측정, 심전도 검사 등을 하게 되고 의심되는 원인에 따라 심장정밀검사, 신경학적 검사, 심리적인 검사 등을 하게 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인 경우에는 기립경사 훈련을 하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과도한 반응에 의해 생기는 실신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기립저혈압 때문에 생기는 실신은 평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과 평형기능을 잘 유지하고 근육을 튼튼히 하면 예방됩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누웠다가 일어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양손의 주먹을 꽉 쥐고 천천히 일어나면 실신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하는 질문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려졌다가 저절로 의식을 되찾는 경우 뇌에 문제가 있거나 간질일 가능성이 높은가요?
아닙니다. 잠깐 쓰러졌다가 의식을 되찾는 실신의 원인으로 뇌질환이나 간질과 같은 병은 드뭅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원인 중 미주신경성 실신이나 심장 문제, 뇌의 문제, 간질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는 3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70%는 원인을 정확히 모릅니다. 하지만 대개 일시적이고 가벼운 문제입니다. 뇌혈관의 문제 때문에 의식을 잃는 경우는 의식 소실이 오래 가거나 팔, 다리의 마비가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잠깐 실신하는 것의 원인이 뇌질환인 경우는 드뭅니다. 간질의 경우도 잠깐 의식을 잃는 소발작도 있지만 보통 낮에 발생하고, 의식을 잃는 시간이 짧고, 외상이 없으며, 실신 후 의식도 깨끗한 경우는 대부분 간질이 아니고 일시적인 실신입니다.
평소 건강하고 어떤 병을 앓고 있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게 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요?
건강한 사람에서 발생하는 실신은 미주신경성 실신이 가장 흔합니다. 미주신경은 우리 뇌의 10번째 뇌신경으로 맥박을 낮추고 음식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위장관(위, 장 등 소화기관)의 운동을 증진시키는 아주 중요한 뇌신경입니다. 그런데 이 미주신경이 원인 모르게 과도하게 반응해 혈압이 떨어지고, 실신을 일으키는 것을 미주신경성 실신이라고 합니다. 혈압이 떨어지면 교감신경계가 작동해서 바로 혈압을 올려야 하는데 부교감신경계인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작동해 맥박이 떨어지고 혈압 회복도 안 되면서 실신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이외에도 심장의 부정맥이나 빈혈, 히스테리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도 실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역겨운 냄새를 맡으면 실신할 수 있나요? 또 끔찍한 광경이나 예기치 못한 통증 때문에도 실신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아마 심리적인 원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심리적인 충격을 받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되고 불안하면 과호흡, 즉 숨을 깊이, 자주 쉬게 됩니다. 이런 과호흡은 혈액 내 이산화탄소를 정상 수치보다 낮아지게 합니다. 그래서 숨쉬기가 곤란하고, 어지럼증이 나타나면서 실신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보거나 기침할 때, 음식을 삼킬 때에 실신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요?
그렇습니다. 소변을 보거나 기침을 하는 등의 특별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실신을 상황적 실신이라고 합니다. 이런 실신은 특별하게 반응을 하는 일부 사람에게만 일어납니다. 갑자기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약물요법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 있을 때 실신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별한 예방법이 있을까요?
예, 있습니다.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듣다가 쓰러지는 아이들이 있지 않습니까? 출근할 때 지하철에서 오래 서 있는 것도 실신을 유발할 수 있고, 주부가 부엌에 오래 서 있다가 실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이 미주신경성 실신입니다. 갑자기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는 것 때문에 일어납니다. 혈압을 빨리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부교감신경계인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작동해 일어나는 실신입니다.
또 더울 때 탈수가 심하거나 운동을 지나치게 해도 실신할 수 있습니다. 탈수는 순환하는 혈액량을 줄이고 혈압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실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더위를 식히고 수분과 함께 전해질,소금 성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실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심각한 병이 원인일 수도 있고, 또 쓰러지면서 신체 외상으로 심한 경우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실신으로 쓰러지는 사람 중 20%가 외상을 입습니다. 그러므로 평소 실신이 자주 있는 사람은 위험한 상황, 예를 들어 사다리에 올라가거나 혼자 수영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실신이 일어나는 사람은 꼭 진단과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혹시 쓰러질 것 같으면 빨리 도움을 요청하고 아예 눕는 것이 좋습니다. 누우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유지되기 때문에 실신이 예방되고 혹시 실신이 일어나더라도 빨리 회복됩니다. 의식이 없을 때는 옆으로 눕히는 것이 좋고, 의식이 있다면 다리를 높이 올리면 머리와 심장으로 피를 빨리 보낼 수 있어 회복이 빠릅니다.
실신이 일어났을 때 주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응급조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환자가 의식이 있더라도 바로 일으켜 세워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마시고, 어느 정도 안정을 취한 후 옮겨야 다시 실신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의식 소실이 오래 가거나 간질의 가능성이 보이거나 심장의 부정맥이 의심되면 옆으로 눕혀서 안정을 취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울러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빨리 옮겨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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