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생로병사의 비밀 916회
비타민D 결핍의 진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양 결핍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24만 7,077명! 그중 가장 많이 처방된 영양보충제는 비타민D였습니다(2021년 기준).
뼈 건강과 밀접한 영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D는 최근 면역계/심·혈관계/피부 질환은 물론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비타민D 보충제 역시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며 그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비타민D 보충제의 필요성에 대해 '꼭 필요하다' vs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비타민D 보충제. 과연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요? 그 논란의 진실을 알아봅니다.
80% 이상의 한국인이 부족하다는 비타민D, 부족의 기준은?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서 우리 몸에서도 만들어집니다. 비타민D를 만드는 곳은 햇빛에 노출된 피부입니다.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간 햇빛 속의 자외선B는 피하 조직의 콜레스테롤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비타민D를 만들 수 있는 비타민D3 전구체를 생성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비타민D3 전구체는 혈관을 타고 간으로 이동해 효소의 도움을 받아 1차 대사를 하고 신장에서 2차 대사를 거쳐 활성화됩니다. 이렇게 활성화된 비타민D는 몸속의 각 기관과 세포로 퍼져 나가 생명 작용을 담당합니다.
태양에서 나오는 자외선은 그 파장의 길이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뉘는데 그중에서 파장의 길이가 280-320nm인 자외선B가 비타민D를 생성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자외선B는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내에 있는 것보다 실외에서 맞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자외선B를 가장 안전하게 맞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피부 면적이 넓으면서 피부암이나 피부 노화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부위나 팔다리를 노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D는 음식물을 통해 섭취할 수도 있지만 자외선(UVB)과 피부의 콜레스테롤이 만나 하루 필요량의 90%가 자체 생합성되는 '호르몬'의 특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비타민D의 생합성은 피부색·거주 지역·개인의 생활 습관에 따라 그 편차가 큽니다. 실제 인종별 혈중 비타민D 농도는 백인 > 황인 > 흑인 순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인적 편차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비타민D 부족 때문에 심각한 병증을 앓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그럼에도 비타민D 결핍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국립암센터의 명승권 교수는 10여 년째 비타민D 관련 연구 논문들을 대조 비교하여 분석하는 메타연구를 통해 현재의 비타민D 혈중농도 기준은 과도하게 높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1940년대 영양 결핍이 드물지 않았던 미국에서 건강한 상위 2.5%의 미국인들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기준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현재의 비타민D 권장섭취량은 건강한 사람들 내에서 가장 많이 섭취하는 상위 2.5%의 섭취량을 기준으로 정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10명 중 9명이 비타민D 결핍일 수밖에 없는 것이죠”
- 명승권(국립암센터 대학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
불필요하게 비타민D를 복용할 경우의 부작용은?
비타민D와 비타민A, E, K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수용성 비타민C 등과 달리 배출이 잘되지 않아 체내에 축적되면서 독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과도하게 복용할 경우 신장 결석, 담석, 근육 마비 발생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비타민D 결핍, 과연 대유행인가?
비타민D 결핍 판정 기준에 대한 논란은 해외에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년 약 5천 건의 연구 결과가 발표될 정도로 비타민D는 뜨거운 이슈지만, 여전히 비타민D 적정 섭취량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비타민D 적정 섭취량은 국가마다, 그리고 연구기관마다 엇갈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대한골다공증학회, 산부인과학회, 내분비학회가 발표한 <한국인을 위한 비타민D 섭취 권고안(2011년)>에 따라, 비타민D 혈중농도가 30ng/ml 이상이 되어야만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의 80% 이상은 비타민D 부족 판정을 받고 보충제 복용이나 주사제를 권고받습니다.
비타민D 보충제는 과연 꼭 먹어야만 할까?
비타민D 결핍 진단을 받은 사람 중 일부는 비타민D 주사 또는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할지라도 큰 효과가 없어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과거에 비타민D 결핍 판정을 받았다는 송무호 교수(정형외과 전문의)와 골다공증으로 비타민D를 처방받아 복용했던 이원택 씨는 과감하게 비타민D를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검사를 하니까 비타민D 혈중농도가 16.4ng/ml가 나오더라고요. 정상 수치의 반밖에 안 되잖아요.
주사를 맞을 건인지, 약을 먹을 것인지 고민했죠.그런데 관련 연구 논문을 찾아본 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송무호(동의의료원 슬관절센터장, 정형외과 전문의)
"비타민D 주사를 두 번 맞고 그다음부터는 보충제를 먹었는데, 눈에 띄게 골다공증이 낫진 않더라고요.
그냥 꾸준히 운동하고 식습관 많이 고치고 했어요"
- 이원택(골다공증 환자)
과연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고 식생활과 생활 습관 개선을 선택한 이들의 현재 건강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비타민D 보충제 없이 햇볕 쬐기와 식생활 개선만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중앙대광명병원의 도움을 받아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보통의 한국인들을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1) 3개월 내 비타민D 보충제 미복용자
2) 4주간 식생활 및 운동 습관 개선 기록
3) 실험 전후 비타민D 혈중농도 및 부갑상선호르몬 등의 혈액 검사 결과 비교
과연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실험 참자들 모두 비타민D 수치가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비타민D 보충제
몸속의 칼슘과 인 대사에 관여하며 뼈 건강은 물론, 우리 몸속 세포들의 기능을 조절하는 비타민D! 호르몬의 일종인 비타민D와 부갑상선호르몬은 유사한 기능을 하기에, 단기간의 비타민D 혈중농도 부족만으로는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많은 연구에서 입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타민D의 과·부족으로 인한 건강 상태는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골밀도가 낮거나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의사의 처방 아래 적극적인 비타민D 치료가 필요합니다.
"비타민D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항상성의 원칙이 존재합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더라도 적정 수치로 올라가고자 움직이고요.
비타민D뿐만 아니라 부갑상선호르몬 등 다양한 호르몬들이 몸의 균형을 결정하게 됩니다."
- 안철우(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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