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떨림(수전증)
떨림은 몸의 일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것을 말하며 손에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흔히 수전증 또는 손 떨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떨림은 손뿐만 아니라 눈, 얼굴, 머리, 성대, 상체, 다리 등 몸의 여러 부분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조금씩은 떨릴 수 있으며, 약물에 의하거나 갑상샘 기능 이상과 같은 질환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으나 '본태성 떨림'이나 '파킨슨병'과 같이 뇌의 운동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떨림은 전 연령층에서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중장년 및 노년층에서 가장 흔하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욱 흔하게 생깁니다. 일시적으로 생기기도 하며, 남녀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손떨림 종류
본태 떨림
원인을 알 수 없는 체질적인 본태 떨림은 대개 35세 이상에서 흔하지만, 10대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절반 이상의 경우에서 가족 중에 비슷한 양상의 떨림증 환자가 있습니다. 본태 떨림의 경우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양쪽 팔 부위에 약하게 나타나며, 몸을 움직이거나 물체를 잡으려 할 때 떨림의 강도가 더 심해집니다. 대부분 팔이 안과 밖으로 돌아가거나, 굽혔다 폈다 하는 모양으로 떨림이 생기지만, 떨림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을 때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떨리는 부위가 팔에서 위쪽으로 진행되면 머리, 얼굴, 입술, 눈썹, 목소리, 턱, 혀에서 떨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머리 떨림은 주로 양옆이나 위아래로 흔들리지만 머리를 둥글게 돌리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떨림 증상이 다리 쪽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보통 노인에게서 머리에 빠른 떨림이 나타나면 이는 파킨슨병보다 원인 불명의 떨림인 본태 떨림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어떠한 자세를 유지할 때 나타나는 체위성 떨림은 한쪽에서 증상이 시작되어 양쪽으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떨림이 시작되는 초기에는 가끔씩 발생하지만 점차 횟수가 증가합니다. 떨림의 속도는 나이가 많을수록, 떨림이 생기는 간격이 넓을수록 느려지게 됩니다.
본태 떨림은 파킨슨병이나 소뇌 기능 이상 및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없이 원인 불명으로 전신에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질환이 동반되어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약한 파킨슨병 증상 및 신경학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본태 떨림은 흥분, 분노, 피로, 수면 부족, 불안, 두려움, 허기, 심한 고온이나 저온 상태에서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당한 음주를 하거나 의도적으로 떨지 않기, 몸과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경우 떨림이 감소됩니다. 음주는 2/3 환자에서 떨림을 줄여주지만,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 오히려 떨림이 악화될 수 있고, 술에 중독될 위험이 있으므로 치료를 위해 과도하게 술을 마셔서는 안 됩니다.
본태 떨림은 파킨슨병, 생리적 떨림, 근육 긴장에 의한 떨림 등과 혼동되기 쉽습니다. 가족 중에 떨림 환자가 있고, 술을 마시면 좋아지는 떨림은 대부분 본태 떨림인 경우가 많습니다.
파킨슨 떨림
만약 떨림 증상이 안정을 취했는데도 한쪽에서 계속 나타난다면 파킨슨 떨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킨슨병은 가만히 있어도 떨림 증상이 있으며, 처음에는 보통 팔다리 끝의 근육에서 시작해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을 규칙적으로 비비는 움직임이 특징입니다.
팔을 안과 바깥쪽으로 돌리거나 팔을 굽혔다 펴는 움직임의 떨림이 나타나며, 점점 팔다리 전체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양팔과 양다리에서 나타날 수도 있으며, 때로는 턱, 혀, 머리에서도 떨림을 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 떨림은 의도적으로 몸을 움직일 경우 일시적으로 사라지고, 안정을 취하면 다시 떨림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잠을 잘 때는 없어지며 흥분할 때 심해지지만, 병이 오래된 경우에는 떨림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파킨슨병은 본태 떨림과 다르게 움직임이 느려지고, 발을 땅에 끌면서 걷고, 자세가 불안정해지고, 얼굴에 표정이 없어지고, 글씨를 작게 쓰게 되고, 근육이 긴장해 발작하는 등 신경학적 이상 증상을 동반합니다.
파킨슨 떨림에 대한 약물 치료로는 도파민 작용제 또는 도파민 유사 약물, 항바이러스제, 항콜린성 약물 등이 사용됩니다. 이들 약물은 많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의 세심한 관리 아래 용량을 잘 조절하여 복용해야 합니다.
파킨슨병의 증상
- 손이 떨린다
- 상체를 숙이고 몸이 뻣뻣해진다
- 동작이 느려진다
- 종종 걸음을 친다
증강된 생리적 떨림
특정 자세를 유지할 때 생기는 작고 빠른 떨림을 말합니다. 종종 술이나 약물중독, 불안한 마음, 갑상선 호르몬이나 부신 호르몬 기능 이상과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의사와 상담하여 떨림을 유발시키는 약물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고, 원인이 되는 호르몬 이상 질환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불안 등의 정신적 요인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 완화를 위해 교감신경 차단제나 항불안제 등을 복용할 수 있습니다.
근육긴장이상 떨림
머리 주변 근육의 수축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근육긴장 이상으로 떨림이 생기면 체질적으로 일어나는 본태성 머리 떨림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본태성 머리 떨림은 특정 위치로 머리를 기울이면 떨림이 덜하지만, 근육긴장 이상에 의한 떨림은 덜해지지 않습니다. 또한 근육긴장 이상에 의한 떨림은 머리를 잡아당기는 방향의 반대로 돌릴 때 더 심해집니다.
근육긴장 이상에 의한 떨림은 항불안제, 항콜린성 약물을 복용하거나 보톡스 근육 주사를 맞으면 감소하기도 합니다.
소뇌 떨림
전형적인 소뇌 떨림은 움직임에 장애가 생기고, 떨림의 속도가 느려지고, 목표를 향해 더디게 움직이거나 체위 떨림으로 나타납니다. 원인으로는 다발성 경화증, 뇌졸중, 뇌간 종양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신경학적 검사에서 근육 약화가 관찰될 수 있습니다. 운동 조절이 잘되지 않으므로 자신의 손가락을 코에 대었다가 의사의 손가락에 마주치는 손가락-코 시험에서 손이 목표물을 지나치는 겨냥 이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기타 원인에 의한 떨림
알코올 의존증, 알코올 과다, 알코올 금단 등도 떨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약간의 술은 본태성 떨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말초 신경병증에서 근육에 분포하는 신경이 손상을 받을 경우 떨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말초 신경병증은 전신, 또는 특정 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점차 더 넓은 부위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감각신경의 손상은 손상 부위의 다리에 떨림과 운동실조증, 걷기 및 균형 장애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담배 금단증상으로 떨림이 나타나기도 하고, 극심한 공포나 공황상태에서도 떨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원인
떨림의 원인으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약물입니다. 천식 및 기관지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는 기관지 확장제,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감기약이나 진통제, 간질약, 우울증 약, 신경안정제 등의 일부 약물들이 떨림 증상의 원인이 되므로, 이러한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담당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그 밖에 수면 부족, 마그네슘 및 비타민, 미네랄 결핍,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떨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이나, 저혈당이 있는 경우 떨림과 함께 식은땀, 불안,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담당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치료
현재까지 떨림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을 한 후 대부분 약물치료를 시행합니다. 떨림은 유형별, 환자별로 치료 효과와 증상의 진행 속도가 매우 다양합니다. 떨림의 원인에 대해 의사의 진단을 정확하게 받고 떨림의 원인이 되는 약물, 스트레스, 질병 등을 알고 증상이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한 본태 떨림은 증상이 나빠지더라도 생명에 영향은 없지만, 파킨슨 떨림은 점점 나빠지면서 여러 신경학적 이상 증상을 동반하고 몸의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본태성 떨림을 치료하기 전에 우선 고려할 점은 떨림의 정도가 일상이나 사회생활에 얼마나 불편함을 주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떨림의 강도가 약하다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떨림의 강도가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교감신경차단제, 항경련제, 항불안제 등 약물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떨림 환자의 약 1/3 정도는 약의 부작용이나 치료 효과의 부족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적절한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떨림이 멈추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인 뇌심부자극술을 시도할 수 있지만 수술 후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떨어지므로 이 방법으로도 떨림을 완전히 멈추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외에 떨림을 억제하는 보조기, 손가락의 힘을 증강시키고 팔의 온도를 낮추는 물리치료, 기능적 전기 자극의 치료 효과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떨림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명상, 요가, 최면 등의 이완요법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자주하는 질문
손을 떠는 증상과 뇌졸중과는 관련이 있나요?
대부분의 경우 손을 떠는 증상은 뇌졸중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면서 갑자기 생기지만 손 떨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으로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게 서서히 진행됩니다.
손을 떠는 증상은 유전인가요?
본태 떨림의 경우 유전적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손을 떠는 것 이외에 다른 증상이나 합병증은 거의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전증은 치료가 안 되나요?
손 떨림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은 있지만,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손 떨림 증상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굳이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파킨슨병은 뇌졸중과 다른 병인가요?
파킨슨병은 일종의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뇌혈관질환인 뇌졸중과는 다른 병입니다.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파킨슨병은 유전병으로 보지 않습니다.
손을 떠는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에 확인해야 하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손 떨림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점을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잠은 잘 잤는지, 지금 흥분한 상태가 아닌지 확인합니다.
둘째, 최근 복용 중인 약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히 기침약, 기관지 약, 천식약 등을 먹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카페인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두통약, 종합 감기약에는 대부분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우울증 약이나 신경안정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용 중인 약이 있을 경우 의사에게 알리고, 떨림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어떤 상태에서 떨림이 심한지 파악해야 합니다. 가만히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한쪽 손만 떤다면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높고, 글씨를 쓸 때나 숟가락질이나 젓가락질을 할 때, 손을 앞으로 쭉 뻗을 때 양손의 떨림이 심해지면 본태 떨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뇌졸중이나 종양 같은 뇌의 병 때문에도 의도 떨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찰을 꼭 받으시고, 경우에 따라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뇌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