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이란?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입니다. 예를 들면 현관문을 잠그고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서 확인해 보는 행동을 수차례 또는 수 십 차례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증상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 경우 강박증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강박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많은 경우 자신의 행동이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그만하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강박증 환자를 곁에 두고 있는 사람도 괴롭지만, 가장 괴로운 사람은 당사자입니다. 환자는 스스로 증상을 조절하려고 하지만 원하지 않는 생각들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며, 과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반복적인 행동을 멈추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도 합니다.
강박증상
강박증상은 실제 행동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 결과로 다른 사람들이 환자의 증상을 알게 됩니다. 또한 환자 자신도 증상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환자들은 강박적인 생각이 떠올라 이로 인하여 불안해지고 그 불안감을 벗어나기 위하여 '강박행동'을 하게 됩니다.
강박행동을 통해 불안감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일정한 틀을 가지게 되며 그래서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의식이라고 부릅니다. 보통은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이 함께 나타나나 강박사고나 강박행동 중 한 가지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증상은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눠질 수 있습니다. 한 환자가 하나의 증상만을 가지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 증상을 함께 가질 수도 있습니다.
오염-청결 강박행동
강박증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더러운 것에 의해서 오염되는 것에 대한 공포와 걱정 그리고 이를 제거하려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입니다.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몸에 더러운 것이 묻은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씻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깨끗한 옷을 몇 번이고 세탁하기도 합니다.
씻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시간이 길어지기도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비누를 서너 장씩이나 한 번에 써 버리기도 하고 샤워를 8시간 이상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습진이 생기거나, 피부의 각질이 다 벗겨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확인 강박 행동
두 번째로 많은 것이 의심과 이에 따른 확인행동입니다. 문을 잠갔는지, 가스는 끄고 나왔는지, 수도는 잠그고 나왔는지 등이 의심이 되어 반복적으로 확인하곤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행동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독특한 행동방식을 만들어내어 반복하기도 합니다.
반복행동
어떤 상황에서 마음을 못 정하고 어떤 행동을 번갈아 반복하는 것으로, 옷을 입었다가 벗기를 반복하고 물건을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하기도 합니다.
정렬 행동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심한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또 물건의 배열상태가 바르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정돈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특히 두 개 이상의 물건이 있을 때 대칭이나 직각이 되도록 두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지체하게 되어, 실제로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한 일도 생기게 됩니다.
모아 두는 행동
대개 쓸모가 없는 물건들을 무조건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못 하는 경우로 그 결과 방이나 집 전체가 잡동사니로 가득 차게 됩니다. 휴지, 부스러기, 심지어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적인 생각
어떤 행동을 꼭 해야만 강박증인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강박증에 속합니다. 불안을 유발하는 폭력적인 생각, 성적인 생각 등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뾰족한 물건을 보면 그 물건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게 되어 그 결과 다른 사람을 보는 것을 회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안감을 없애거나 이러한 생각을 중화시키기 위해 기도를 하거나 숫자세기, 머릿속으로 특정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떠올리기 등의 정신활동도 강박행동에 포함됩니다.
진단 및 검사
강박증 진단을 위해서는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이 필수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일정 부분 불안과 걱정이 있고 그런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 시간에 바빠서 정신없이 집을 나서고 난 후, 10분쯤 후 버스를 타고 가다가 현관문을 잠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걱정으로 이웃에게 확인해 달라는 전화를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 모두를 강박증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강박증은 특정한 행동이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경우에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강박증 치료
현재까지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약물치료, 인지치료 및 행동치료 등이 강박증 치료에 우선적으로 추천됩니다. 정신분석적 치료가 강박증상을 조절하는데 일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습니다.
약물 치료
경증의 강박증 치료에서 인지행동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경증을 넘어선 수준의 강박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 치료를 시행합니다. 강박증의 증세의 강도에 따라 다르지만, 약물 치료 환자 중 80-90%에서 증상이 호전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기존 증상에서 30-60% 정도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약물 치료 단독으로는 증상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며, 행동치료와 함께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박증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를 들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강박증은 뇌세포들(뉴런) 사이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여러 물질들 중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뇌세포 뉴런들이 서로 연결되는 부위에 부족한 세로토닌을 충분히 존재하도록 해주면 강박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런 작용을 하는 대표적 약물군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이며, 플루옥세틴, 에스시탈로프람, 플루복사민, 파록세틴, 설트랄린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약들은 우울증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삼환계 우울증 치료제 중 클로미프라민도 강박증 치료에 비슷한 작용을 합니다.
두통이나 전신 위약감과 같은 부작용이 흔히 나타날 수 있지만 수주 이내에 사라집니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불안감이 증가하고나 자해나 자살 충동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증세를 보이면 즉시 가까운 의사를 방문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기까지 약 6-10주 이상이 걸립니다. 3개월 이상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다른 약으로 교체하거나 추가하는 단계적인 치료를 시행합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 과정과 증상이 조절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함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 치료 직후 증상 호전이 없다고 좌절하거나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약물 치료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약물 치료 - 행동 치료
강박증 환자들은 강박적인 생각과 관련된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곤 합니다. 이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노출 및 반응 방지'기법입니다. 불안을 느끼는 어떤 상황에 강박증 환자를 노출시킨 후에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 보이는 강박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입니다.
오염-청결 행동을 보이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사람이 사용한 화장지 등을 손으로 만지게 합니다. 이단계가 '노출' 단계입니다. 그리고 환자가 그 동안 해 왔던 씻기 행동을 일정한 시간동안 금지합니다. 이 단계가 '반응 방지' 단계입니다. 처음에는 환자가 매우 불안해 하지만, 반복적으로 치료받으면서 환자는 불안을 유발시키는 상황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강박행동을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안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한 자극에 환자의 증상이 완화되면, 다음에는 환자가 더 심하게 기피하는 좀 더 지저분한 자극에 노출시키고 반응을 방지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치료해 나갑니다. '노출 및 반응 방지' 기법은 다른 치료와 함께 시행하지 않고 단독 치료만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 자신이 치료받고자 하는 동기가 강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치료에 참여해야만 치료가 가능합니다.
자주하는 질문
대부분의 강박증 환자들은 자주 씻거나 늘 확인하는 사람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강박증의 증상들은 매우 다양하며 환자들 중에는 이들 증상 여러 가지를 동시에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박증 환자들 중 대다수는 일상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을 오래 끌고, 완벽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해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만약 내가 강박증의 증상이나 행동들을 가지고 있다면, 강박증 환자인가요?
단순히 증상들 중 한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강박증 환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증상들이 당신이 생각하고 판단을 내리고 일상 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방해를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정신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 보아야 합니다.
만약 부모가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면 자녀가 걸리게 될 확률은?
강박증 환자의 친척들 중 대략 10%에서 강박증이 나타나며, 또 다른 5-10%는 진단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경미한 강박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강박증상이 유전되는 비율이나 상태는 부모의 강박증상 유형 등에 따라 다릅니다. 부모의 강박증상이 어린 시절에 시작된 경우와 틱이나 뚜렛증후군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만약, 부모 모두가 강박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확률은 두 배가 되며 20%에 달하게 됩니다.
강박증은 얼마나 흔한 질환인가요?
강박증은 드문 질환으로 생각되지만 50명 중에 한 명 꼴로 증상을 보일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강박증상은 남녀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균적으로 20세에 발병하지만 소아나 청소년에서도 나타나고는 합니다.
강박증의 원인은 심리적인 것인가요?
강박증은 심리적인 원인과 생물학적 원인이 모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박증상은 개, 말, 새 등과 같이 동물들에서도 관찰이 됩니다. 강박증상과 관련되는 뇌 이상 소견이 연구를 통하여 밝혀졌습니다. 이런 뇌 이상 소견은 약물 치료나 행동치료를 통해서 개선된다는 것도 연구를 통하여 확인되었습니다.
한편,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강박증상이 악화되고, 주위 상황이 호전되면 강박증상이 완화되는 양상이 여러 연구와 임상 관찰을 통하여 확인되었으며, 이를 통해 강박증상에 심리적인 원인도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강박증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것인가요?
어떤 사람들은 강박증이 될 소인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런 소인이 항상 강박증으로 발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경우 강박증상을 보이지 않고 평생을 보냅니다. 경우에 따라 정신적으로 충격적인 일을 겪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면, 드물게 특정 박테리아에 감염된 후에 강박증이 발병하게 됩니다. 그러나 충격, 스트레스 박테리아 감염 후 모든 사람들이 강박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므로 타고난 소인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강박증과 우울증이 서로 관련되나요?
강박증 환자의 60-90%에서 살아가면서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우울증 삽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학자들은 강박증상이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학자들은 우울증과 강박증이 단순히 같이 발생한 것뿐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많은 강박증 환자들이 양극성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강박증은 완치될 수 있습니까?
아쉽게도 아직은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강박 증상을 상당부분 조절할 수 있고 일상생활 장애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지낼 수 있습니다.
종교적으로 주도면밀한 것과 강박증은 서로 관련이 있나요?
종교적으로 철저한 것 자체가 강박증은 아닙니다. 그러나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종교적인 불경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나 하고 과도하게 두려워 할 수는 있습니다. 두려움의 내용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종교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묵주를 굴리며 충분히 죄를 고백했는지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며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고백하지 않은 죄가 남아있지는 않은지 걱정하며 그들의 일상생활에서 하게 되는 생각과 행동들을 늘 점검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무엇인가 나쁜 행동을 해서 자신이 믿는 신을 화나게 만들지 않을까 두려워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려고 하기도 합니다.
강박증상은 언제 시작됩니까?
강박증상은 아동기에서 성인기 사이에 어느 시기에서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체 환자의 30-50%에서 아동기에 증상이 시작됩니다. 불행히도 강박증상은 조기에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기 쉽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서 적절한 치료를 받기까지 9-17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입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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